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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교육 이야기

학생과 함께 만들어가는 창의적 체험활동 이야기
작성자크********* 조회41
등록일2024-12-27
 

글. 이찬희(한국교원대학교 기초학력연구소 연구원)
 

우리나라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제1차 교육과정 시기에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교과 외의 기타 교육활동”으로 정의하고, 특별활동으로 도입하였다. 이는 학교에서 비공식적으로 운영되던 교과 외 활동이 공식적인 교육과정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을 의미했다. 창의적 체험활동을 도입한 이유 중 하나는, 학생들이 교과 교육에서 다루기 어려운 내용이나 더 배우고 싶은, 배울 필요가 있는 내용을 국가 교육과정 차원에서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이를 통해 지역이나 학교, 학년, 교실 등에서 각기 다른 교육과정에 맞춰 창의적 체험활동을 개발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이 경험할 창의적 체험활동을 누가, 어떻게 선정할 수 있는가?

국가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개발하고 실천하는 주체로 학교, 교사, 학생이 함께 참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설계 주체는 학교, 교사, 학생이다. (중략) 이를 위해 국가 및 지역 수준에서는 학교와 지역의 특색을 고려하여 전문성을 갖춘 인적⋅물적 자원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의 개발주체는 학교, 교사, 학생이다. 이 세 주체는 활동의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국가 교육과정 차원에서 창의적 체험활동의 개발 주체를 학교, 교사, 학생으로 설정한 것은 교과 교육과정과 다른 점을 보여준다. 교과 교육과정에서는 국가가 가르칠 내용과 학습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하지만,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실제로 어떤 내용을 가르칠지, 배울지 선정하고 조직해야 한다. 즉,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에서는 활동의 영역과 내용, 설계와 운영, 평가 방향과 기준을 제시하고, 교사와 학생은 그 기준을 바탕으로 어떤 활동을 할지, 어떤 방식으로 경험할지를 함께 결정하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 국가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활동을 선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생이 주도적으로 활동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공동으로 또는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역할을 분담하여 실천한다.


이는 학생에게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그 교육과정을 실천하는 역할도 부여한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학생은 교과 교육에서 다루기 어려운 내용이나 자기 삶에 의미가 있는 교육내용을 선택하고, 그 활동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경험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앞서 말했듯이, 교과 수업에서는 학생이 교과 교육과정 개발자가 정한 교육내용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 내용을 배우는 방법도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예를 들어, 과학 수업에서는 과학적 지식을 모의실험과 같은 방식으로 배우며, 이 과정을 통해 과학적 지식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배우게 된다. 이는 학생이 교과 교육과정 개발자가 제시한 내용과 방법을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에 창의적 체험활동에서는 교사와 학생이 교육내용을 함께 선정한다. 그렇기에 학생은 하고 싶은 활동을 교사와 함께 선택하거나, 스스로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또한 그 활동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방식도 교사와 협의하여 정할 수 있다.


학생은 어떤 창의적 체험활동을 경험하고 싶어 하는가?

여러 학생과 함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무엇을 해보고 싶은지, 그리고 그 활동을 왜 해보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 후, 학생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니 열 가지의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나눌 수 있었다.

 

학생이 해보고 싶은 활동

이 활동을 해보고 싶은 이유

재미와 흥미가 있는 활동

활동이 그 자체로 즐거워서

재미와 흥미가 있는 활동새로운 경험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생겨서

재미와 흥미가 있는 활동기존의 재미있었던 경험을 확장하고 싶어서

나를 알아가는 활동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서

나를 알아가는 활동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싶어서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위한 활동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위한 활동친구와의 관계를 깊이 있고 의미 있게 만들고 싶어서

사회적 관계 형성을 위한 활동친구와 함께 공동의 목표를 이뤄보고 싶어서

자연을 느끼는 활동

자연 그 자체를 느끼고 싶어서

자연을 느끼는 활동생활 환경이나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하고 싶어서

자연을 느끼는 활동자연과 생명체에 관한 탐구와 애정을 표현하고 싶어서

건강을 지키는 활동

신체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서

건강을 지키는 활동자기 돌봄과 자율적인 시간 활용을 통해 편안함을 경험하고 싶어서

성취감을 얻는 활동

자기 능력을 확인하고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서

성취감을 얻는 활동어려운 목표나 새로운 상황에 도전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싶어서

탐험하며 도전하는 활동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며 새로운 경험을 즐기고 싶어서

지식을 배우는 활동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거나 활용하여 자기 성장을 이루고 싶어서

무엇이든 표현하는 활동

생각과 감정을 마음껏 표현하고 싶어서

무엇이든 표현하는 활동자신이 좋아하는 창의적 활동으로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서

공동체를 위한 활동

자신이 속한 공동체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싶어서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해보고 싶은 창의적 체험활동은 재미와 흥미가 있는 활동이었다. 이는 학생들이 경험하고 싶은 활동이 즐거움, 호기심, 궁금증, 그리고 경험의 확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재미와 흥미가 있는 활동이 그저 오락적인 요소가 있는 활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생의 목소리를 표면적으로만 보면, 단순히 ‘재미있는 활동’, ‘즐거운 활동’, ‘노는 활동’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과 해보고 싶은 활동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학생들은 ‘재미’라는 말을 ‘배우고 싶거나’, ‘해보고 싶은 것’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와 흥미가 있는 활동은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학습의 기회로 볼 수 있다.
 

저는 축구대회를 열었던 순간이 떠올라요. 그때 제가 축구를 진짜 좋아해서 우리 학교 축구대회를 열고 싶었는데 선생님하고 친구들이 축구대회를 열 수 있도록 도와줬어요. (중략) 선생님이 축구대회를 준비하는 시간도 주셨고 제가 금메달이 필요하다고 해서 구매하는 사이트도 보냈는데 실제 선생님이 금메달도 사주셨어요. 그래서 우리 학교 처음으로 축구대회를 열었어요.
(2024. 05. 18. 서진이와의 면담 중에서)


또한 학생이 말한 재미와 흥미가 있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단지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호기심을 자극하여 배움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이는 학생이 재미있었던 경험이나 관심 있는 활동을 선택하면서 성장하려는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학생의 목소리를 표면적으로만 보면 개인적인 욕구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제안한 ‘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살펴보면, 이러한 활동은 학생이 속해 있는 공동체나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는 학생이 제안한 활동이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고, 더 넓은 사회적 맥락에서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보여준다. 학생들이 해보고 싶은 공동체를 위한 활동은 개인적 성취를 넘어, 타인과 사회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이 반영된 활동으로 이해할 수 있다.

 

유기 동물 보호소를 알리는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아요. 그림책 읽기로 시작했는데 점점 프로젝트가 커지더니 나중에는 모금도 하고 법안 제출도 했던 거예요. 이렇게 커질 줄 몰랐어요. (중략) 그림책 읽기를 하고 나니까 우리 지역 유기 동물 보호소를 찾아보게 되고, 찾고 나니까 세계 여러 나라의 유기 동물 보호소를 검색하고 비교도 해보고, 비교해보고 나니까 유기 동물 보호 모금 활동도 하게 되었어요.
(2024. 05. 18. 윤호와의 면담 중에서)


무엇보다 학생들은 주변 사람들을 돕고,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하고 싶다고 했다. 학생들은 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선정하며 공동체를 형성해가는 존재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며,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배려와 협력을 경험해보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학생들이 해보고 싶은 활동을 깊이 이해하여야 한다. 왜 이 활동을 해보고 싶은지, 이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활동 후 자신에게 어떤 교육적 의미가 있었는지 등에 관해 ‘수업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학생은 그 누구보다 성장하려는 의지가 강한 배움의 주체이고, 교사와 함께 의미 있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학생과 함께 창의적 체험활동 이야기를 만들어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학생과 함께 창의적 체험활동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것은 정해진 배움의 경로를 따르는 것을 넘어, 배움의 경로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교사가 미리 완성한 수업을 학생과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미완성된 수업을 학생과 함께 만들어가며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래서 교사와 학생은 예상치 못한 활동을 펼칠 수 있고, 그 활동을 통해 어떤 유의미한 배움으로 이어갈 수 있으며, 나아가 우리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갈 수 있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창의적 체험활동 이야기

(KBS 다큐ON, 새로운 학교가 온다, 2021년 8월 20일 방송)
 

 

 

우리 열두 명의 친구들이 함께 모여 무엇을 해결해 볼까 또 어떻게 해결해 볼까에 관한 의견을 내보았습니다. (중략)‘고라니의 죽음을 막아줘’ 프로젝트가 나오게 된 계기는 우리 반의 심영빈 학생이 ‘우리가 차를 타거나 이동할 때  고라니가 로드킬을 당한 사체를 본 학생들이 많다’라고 이야기하며 고라니 로드킬을 막아보는 프로젝트 의견을 내게 되었습니다. 영빈이로부터 시작된 ‘동물 찻길 사고’ 관련 이야기를 친구들과 함께 나눠보며 영빈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 우리 마을의 이야기, 지구촌의 이야기 등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문제라는 점, 우리는 고라니뿐만 아니라 고양이, 두꺼비 등 큰 동물부터 작은 동물까지 매년 수많은 동물 찻길 사고가 일어난다는 점, 고라니 또는 다른 동물이 차에 치였을 경우 2차 차량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략)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며 우리는 ‘고라니의 죽음을 막아줘’라는 주제로 동물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2021. 10. 18. ‘고라니의 죽음을 막아줘’ 수업에 참여한 학생이 쓴 글 중에서)

 

학생들은 교사와 함께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고민하였다. 그 고민은 동물 찻길 사고로부터 고라니를 구하기 위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동물 찻길 사고 SNS 홍보하기

동물 찻길 사고 예방 캠페인 열기

크라우딩 펀딩하기

 

우리 마을에 표지판 설치하기

국회의원에게 정책 제안하기

고라니 캐릭터, 차량 스티커 만들기

 
 
이 이야기에는 크라우딩 펀딩 및 SNS 홍보로 후원금 모금, 동물 찻길 사고 예방 굿즈 제작, 동물 찻길 사고 예방 캠페인 진행, 동물 찻길 사고 관련한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출간, 로드킬 다발 구역에 야생 동물 보호 표지판 설치, 우리 마을에 동물 찻길 사고 관련 도로교통법 제정 제안, 우리 마을에 동물 찻길 사고 예방 정책 제안 등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이 포함되어 있다.

학생은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웠을까?

학생과 함께 만들어가는 창의적 체험활동 이야기에서 학생들이 실제로 배운 것을 이해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실제로 배운 것은 교사가 의도적으로 가르친 내용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들이 배운 것은 학생 개인의 삶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고라니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고라니에 대해서 우리가 배운 점은 고라니가 먹는 음식, 고라니 습성, 고라니의 생김새, 고라니의 특징, 고라니에 대한 것들을 배웠습니다.

두 번째는 협동과 표현을 배웠습니다. 발표 자료도 만들고 함께 해결 방법도 찾는 등 함께하는 즐거움을 알며 협동을 배웠습니다. 또한 우리의 메시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표현하며 나의 생각과 마음을 전달하는 표현을 배웠습니다.

세 번째는 감사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여기까지 공부한 것은 함께해주신 분들이 계셨기 때문입니다. 또한 얼굴 한번 보지 못한 분들은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금전적인 후원도 해주셨습니다. 사람들이 로드킬을 막아줄 프로젝트에 많은 관심을 주고, 관심을 준 많은 사람들도 우리가 시작한 프로젝트 이야기를 듣고 귀를 기울여 주시고 로드킬을 막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셨다는 점에서 엄청나게 많은 것들을 느꼈고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꼭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번째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일상적으로 로드킬을 당한 동물들을 보면 아무 생각 없이 지나가고는 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며 준비할 때 동물들에게 로드킬이 많이 일어나는 것을 알았고, 로드킬을 당한 동물들의 가족들이 얼마나 슬프고 피해를 받는지 알았습니다. 이제는 로드킬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안타깝고 동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 동물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우리는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해나가면서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다섯 번째는 어떤 문제를 발견하면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배웠습니다. 우리는 위와 같이 고라니 로드킬을 해결하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로드킬 문제를 해결하려고 펀딩을 시도해서 성공하고, 캠페인을 하며 우리의 메시지를 알리고 그림책 만들기, 정책 제안하기 등을 해나가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배웠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배운 이 의지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활용할 것입니다.

 
(2021. 10. 18. ‘고라니의 죽음을 막아줘’ 수업에 참여한 학생이 쓴 글 중에서)

 

위 학생들의 목소리를 통해 학생들이 실제로 배운 것은 교사가 의도적으로 기대한 배움의 범위를 넘어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이 수업에서 스스로 의미 있는 것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사는 학생이 해보려는 활동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고, 그 활동을 통해 학생 스스로 자기 삶에 의미 있는 배움을 만들어 냈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수업에서 배움을 만들어가는 주체가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학생은 창의적 체험활동을 선정하는 개발자도 될 수 있고, 그 활동을 통해 배움을 이끌어내는 배움의 주체가 될 수도 있다.

학생이 해보고 싶은 창의적 체험활동은 지금 학생이 살아가는 삶과 관련 있다.

결국 우리는 학생이 해보고 싶어 하는 창의적 체험활동이 현재 학생이 살아가는 삶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할 수 있다. 즉, 학생이 말하는 활동과 그 활동을 하고 싶은 이유는 지금의 삶에서 필요하거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활동들이 교과 교육과정 내용과 분리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학생이 하고 싶은 활동은 교과 교육에서 다루는 내용의 또 다른 측면을 배우는 경험으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학생이 하고 싶은 활동은 단순한 경험을 넘어 여러 요소가 얽혀 있는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여러 요소’는 교과 교육내용일 수도 있고, 동시에 학생의 가치관, 기회, 바람과 같은 개인적인 의미를 담고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보면, 학생이 해보고 싶은 활동은 교과 교육내용의 특정 측면을 학습하는 동시에 학생이 그 이상의 것들을 배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여는 경험이 될 수 있다.

한편, 학생이 해보고 싶은 활동이 오개념을 가지고 있거나 잘못된 지식을 배울 수 있는 활동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다른 시각에서 보면, 틀린 지식이 아니라 더 나은 지식으로 발전해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지식은 고정된 사실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서 볼 때, 교과 교육과정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 완성된 지식을 학생이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잘 정돈된 형태로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창의적 체험활동은 학생이 자기 삶과 연결된 더 의미 있는 지식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학습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자기 경험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는 학생마다, 혹은 학생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우리가 아직 충분히 주목하지 못한 다양한 학생들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목소리들을 표면화하고 논의한다면, 우리는 주목하지 못했던 유의미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포착할 수 있고, 이를 학생의 시각에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 짧은 글이 학생과 함께 창의적 체험활동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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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고는 이찬희(2024) 「초등학생이 선정한 창의적 체험활동 교육과정 내용과 조직 방식 탐구」 (『초등교육연구』, 37(4) 참조)의 일부를 수정 및 발췌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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